아일랜드(Ireland)에서 제조, 병입하는 위스키를 아이리쉬 위스키(Irish Whiskey)라고 한다. 수십 곳에 달했던 아일랜드 증류소들은 어려운 시절을 거쳐 1900년대 중반에는 제임스 앤 선즈(James & Sons), 존 파워 앤 선즈(John Power & Sons), 코크 디스틸러스(Cork Distillers) 단 3곳만 남게 되었다. 이 증류소들을 합병하여 1966년 아이리쉬 디스틸러스 그룹(Irish Distillers Group)이 설립된다. 아이리쉬 디스틸러스 그룹은 기존의 증류소를 폐쇄하고, 1975년 아일랜드 남동부 코크 카운티의 미들턴에 이전해 새로운 증류소를 세우게 된다. 아일랜드에는 한 때 단 하나의 증류 회사만 남게되고, 증류소는 미들턴, 북아일랜드의 부쉬밀즈 2곳만 남았는데, 그 마저도 부쉬밀즈는 1972년 합병되게 된다. 이후 1987년 쿨리 증류소가 설립되고 그 덕에 아일랜드의 증류소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2000년을 지나면서 세계적인 위스키 호황 속에 아일랜드에서도 증류소가 새로 설립되거나 다시 문을 열게 되면서 현재 20곳 정도의 증류소에서 여러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비슷한 수만큼 증류소가 새로 설립될 예정이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에는 아직 한참 멀었지만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많은 고난 속에서도 살아남은 아이리쉬 위스키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 입문자를 위한 세 가지 정도의 위스키를 추천하고자 한다.
1. 제임슨(Jameson)
아이리쉬 위스키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제임슨 증류소는 1780년 존 제임스에 의해 설립되었다. 대부분 유명한 아이리쉬 위스키를 생산하는 미들턴 증류소에서 생산되고, 현재는 프랑스 프리미엄 대형 주류회사인 페르노리카의 소유이다. 제임슨 아이리쉬 위스키는 19세기 초반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유명한 위스키 중에 하나 였다. 대형 단식 증류기에서 보리와 맥아로 세 차례 증류해 생산한 팟 스틸 위스키와 그레인 위스키를 섞어 만드는 블렌디드 위스키이다. 스탠다드(6년 숙성), 12년, 18년/골드 리저브, 캐스크메이트 등의 종류를 증류해서 제작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취급하는 종류는 스탠디드 에디션이고, 이 스탠다드는 동네마트 주류코너에 가면 볼 수 있을 정도로 쉽게 구할수 있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형성되어있지만, 그 외의 제품들은 매우 구하기 귀찮고 까다롭다.
달달한 향과 대조적인 부드러운 뒷맛으로 비교적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가장 많이 팔리는 아이리쉬 위스키이며, 부드럽고 균형감 있는 맛으로 젊은 층에서는 비교적 인기가 있는 편이다. 니트나 스트레이트 스타일을 즐기는 위스키 매니아들은 특징이 없는 밋밋한 맛이라고 외면하기도 하지만, 커피나 크림, 우유를 재료로 한 칵테일 베이스로도 잘 어울리는 편이다. 레이디 가가가 더블린 공연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위스키라 알렸고, 제임슨 증류소에 방문 한 걸로 알려지면서 젊은 층에서 소비가 늘어났다고 한다.
2. 툴라모어 듀(Tullamore D.E.W)
툴라모어 듀는 큰 언덕, 위대한 산을 의미하는 아일랜드 중부 지역의 마을인 오펄리 카운티 툴라모어의 이름과, 창시자인 Daniel E. Williams의 앞자를 합쳐서 '툴라모어의 이슬'이라는 뜻으로 만든 이름이다. 툴라모어 듀를 생산하는 툴라모어 증류소는 1829년에 설립되어 1954년 문을 닫았다. 이후 툴라모어 듀 아이리쉬 위스키는 미들턴 증류소(아이리쉬 디스틸러스 그룹)에서 생산되다가, 세계적인 프리미엄 주류회사인 윌리엄 그랜트 앤 선즈(William Grant & Sons)에서 브랜드를 매입한 뒤 2014년에 툴라모어 증류소를 다시 열었고, 지금은 제임슨 다음으로 많이 팔리는 아이리쉬 위스키가 되었다. 세 차례 증류하며, 몰트, 팟, 그레인 위스키를 섞어 만드는 블렌디드 아이리쉬 위스키이다.
초콜렛 향, 박하향, 오크향 등의 복합적인 풍미가 있고,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에서 마무리한 팟 스틸 위스키의 높은 함유량으로 인해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미디엄 바디로 독특한 셰리 노트와 유쾌한 크리미 포트 스틸 위스키의 훌륭한 밸런스를 자랑한다.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로 형성되어있어 초보자들이 즐기기에 적합하다.
3. 부쉬밀즈(Bushmills)
부쉬밀즈 오리지널 아이리쉬 위스키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소라고 여겨지는 400년 전통의 올드 부쉬밀즈 증류소의 위스키다. 1608년에 제임스1세 왕이 북아일랜드 부쉬밀 마을의 영주였던 토마스 필립스에게 위스키 증류 허가를 내주며 설립되어 공식 등록 기록이 1784년으로 되어 있으니, 올드 부쉬밀즈라는 이름처럼 아주 오래된 증류소이다. 현재는 호세 쿠엘보가 소유중이고, 북아일랜드 앤트림의 '부쉬밀'이라는 같은 이름의 마을에 위치한다. 올드 부쉬밀즈 증류소에서는 팟스틸 위스키와 싱글몰트 위스키를 생산하며, 블렌디드에는 다른 증류소의 곡물 위스키를 사용한다고 한다. 부쉬밀즈 오리지널 아이리쉬 위스키도 세차례 증류한 팟스틸 위스키에 다른 그레인 위스키를 섞어서 제조하는 블렌디드 위스키다. 아이리쉬 전통 방식인 세 번 증류를 고수하여 스카치위스키에 비해 부드러운 텍스쳐가 특징이다.
숙성 연수가 기재되어 있는 제품은 모두 싱글 몰트 위스키이고 10년/12년/16년/21년/28년 숙성 외 여러 제품이 있다. 이외에 부쉬밀 오리지널, 부쉬밀 블랙부쉬, 부쉬밀 레드부쉬는 블렌디드 위스키이고, 그 중 블랙부쉬는 블렌디드 위스키 중에서는 몰트 비율이 매우 높은편이다. 국내에 많이 수입되는 제품은 부쉬밀 오리지널, 블랙부쉬, 10년, 16년, 21년이고, 이 중 블랙부쉬, 10년, 오리지널이 주로 잘 나가는 편이다. 16년, 21년은 일부 리쿼샵이나 와인앤모어에서 현재 구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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