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은 개인 선택이지만 몇 가지 고려할 사항들이 있다. 다이소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만원 이하의 와인잔부터 몇 십만원에 이르는 와인잔까지, 가격도 형태도 다양하다. 그렇다면 나에게 적합한 와인잔과 와인의 종류에 따른 고려사항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와인을 더욱 잘 즐기기 위한 와인잔에 대해서 알아보자.
1. 크기와 형태
향을 모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잔이 필수다. 화이트 잔은 370~570ml, 레드 잔은 480~850ml의 총 용적이 필요하다. 볼이 넓으면 표면적이 늘어나서 증발과 향 농축이 더 잘 된다. 좁은 볼은 반대로 작용하기 때문에 스파이시하거나 알콜이 높은 와인에 유용하다. 잔 입구의 크기에 영향을 받는 것은 코로 들어가는 향의 농축 정도와 손을 볼 안에 넣어 잔을 닦을 수 있는지다. 넓은 입구는 꽃 향기를 잘 표현하고 좁은 입구는 과일과 향신료 풍미를 농축시키는 편이다. 가장자리가 얇은 잔은 더 많은 양의 액체가 입에 닿도록 해준다.
2. 크리스탈 잔
크리스탈 잔에 사용되는 유리에 수정이 포함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크리스탈이라는 명칭은 약간 부정확하다. 실제로 크리스탈에는 납, 아연, 마그네슘, 티타늄과 같은 광물들이 포함되어있다. 크리스탈 잔의 장점은 일반 유리보다 내구성이 높다는 점이다. 크리스탈은 무척 얇게 가공할 수 있고 또 광물을 포함하기 때문에 빛을 굴절시켜서 반짝거린다. 납을 함유하는 크리스탈 잔으로 마셔도 액체를 장시간 담아놓지만 않으면 안전하다. 납을 함유하는 크리스탈은 다른 물질이 스며들 수 있기 때문에 향이 없는 세제를 사용해서 손으로 씻어야한다. 납이 함유되어 있지 않고 식기세척기 사용이 가능한 크리스탈 잔 종류도 많으니 손으로 잔을 씻기 힘들다면 그런 잔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3. 와인의 종류에 따른 와인잔
스파클링와인의 경우 잔이 얇고 길수록 거품이 보존이 잘 된다. 플루트는 가벼운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기에 가장 좋다. 진하거나 과일 향이 강한 프로세코나 화이트에는 튤립이 대체로 낫다. 쿠프는 기능을 뛰어나지만 보기에는 확실히 예쁘다. 화이트/로제 와인의 경우, 작은 볼은 와인을 시원하게 유지시키고 향을 맡을 때 코를 와인에 가까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해준다. 샤르도네처럼 오크 숙성된 화이트는 큰 볼이 낫다. 레드와인의 경우, 넓고 둥근 볼이 향을 잘 모아주기 때문에 피노 누아에 가장 적합하다. 중간 크기의 레드 잔은 산지오베제나 진판델처럼 스파이시한 와인에 적합하다. 특대형 잔은 가장자리가 넓어서 강한 타닌(카베르네나 보르도 블렌드 등)을 부드럽게 해준다.
4. 스템(손잡이)이 있는 잔 vs 없는잔(스템리스)
엄밀하게 말하면 스템은 와인의 맛에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손으로 볼을 잡으면 잔이 온기로 인해 따뜻해질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적합한 잔을 고르면 된다. 스템리스는 물잔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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