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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이야기

강한 피트향의 위스키 추천 - 옥토모어 (aka. 피트몬스터)

by 만두사랑박사 2022.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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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치 싱글 몰트 위스키의 세계로 입문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피트' 라는 말을 접하게 된다. 피트는 사실 이탄(泥炭, peat)으로 불리는데, 탄소 함유량 60% 미만의 석탄을 말한다. 지표면에서 캐는 석탄이라 하여 토탄(土炭)으로도 불린다. 이끼 등 식물이 습기가 많은 지역에서 완전히 썩지 못하고 퇴적 및 발효되면서 점차 탄화되어 만들어진다. 위스키의 재료인 맥아를 훈연해 독특한 향취를 더하는 데에 사용되는데,  과거 몰래 밀주를 만들던 시대에 석탄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근처 습지에서 우연히 대체 연료로 발견한 피트를 말려 태워서 몰트를 건조시킨 것에서 기원되었다. 그러나 피트의 연기로 맥아를 건조한 결과 스모키함과 강렬한 풍미가 생기면서 몰트 위스키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주요 연료로 자리매김했다. 

 

위스키로 만들어졌을 때 흙내음, 그을음향, 타르냄새, 훈제향 등을 풍기게 되는 것은 피트를 연료로 사용하는 경우에 생성된다. 피트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위스키에 영향을 미친다. 첫번째는 피트 성분을 지닌 지하수가 몰트에 흡수되는 방법이다. 하늘에서 내린 비가 땅으로 흡수되어 피트 지대를 통과하면서 피트 성분을 지닌 지하수로 변해 증류소로 흘러 들어가고, 증류소의 보리가 이 물을 흠뻑 머금으면서 발아돼 피트의 성분이 몰트에 흡수되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보리를 발아 건조시키는 과정에서 수분을 제거하는 열기를 만드는데 피트가 사용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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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의 함유량은 페놀 수치(ppm)에 따라 그 정도가 달라진다. 보통 1~5ppm은 가벼운 스타일의 몰트 위스키 향이 난다고 보면 되고, 주로 맥켈란 같은 스페이사이드 지역의 위스키들이 2ppm정도로 입문자들이 마시기에 부담이 적다. 10~20ppm의 중간 스타일의 몰트 위스키는 적당한 스모키함과 거친 느낌을 내고 지역과 제조방식에 따라 비슷한 수치라도 강렬한 정도는 다양하게 느껴진다. 35~50ppm의 묵직한 스타일의 몰트 위스키도 존재하는데, 주로 가장 스모키한 위스키를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한 아일라 지역의 위스키들이 많이 해당된다.

 

한편 피트 위스키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옥토모어의 경우, 그 이상을 훨씬 상회하기도 하는데, 옥토모어 8.2의 페놀 수치는 167PPM이다. 심지어 8.3의 수치는 300ppm이 넘는다고 한다. 옥토모어의 시리즈는 소수점 앞의 숫자가 에디션 넘버, 뒤에 숫자가 각각의 특성을 의미하는데, 예를 들면 옥토모어 8.2는 8번째 에디션 중에 면세점 버전이다. 일반적으로 위스키들이 브랜드의 향과 맛 등을 일관되게 맞추기 위해 알코올 도수를 40도로 일정하게 맞추는 데, 옥토모어의 경우 원액을 거의 그대로 병입하기 때문에 약 58.4도로 알코올 수치가 매우 높다. 실제로 시음을 해보면, 냄새부터 압도적이겠구나 기대하며 향을 맡아보지만 의외로 향이 순하다. 소독약 냄새 사이로 희미한 오렌지나 과일향마저 느껴진다. 하지만 이내 입안에서 피트가 터지고, 삼키면 목이 달아오른다. 열기는 식도와 위장을 따라 온몸으로 번진다. 상당히 드라이하지만 풍미가 오래가도록 코와 입에 남는다. 피트 위스키를 좋아하고, 스모키향과 거친 느낌을 좋아한다면 한번 쯤 도전해보기를 추천한다. 국내에서 구하기는 쉽지 않고, 가격대가 있어서 주로 바에서 접해 볼 수 있다.

 

 

옥토모어 8.2 제품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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