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우랜드는 하이랜드에 비해 낮은 지역이라는 의미의 지역으로 온아한 기후에 넓게 펼쳐진 평야, 삼림지대로 이루어져 있어 보리를 재배하기에 적합하다. 잉글랜드 에든버러, 글라스고와 가까워 접근이 쉬운 특성상 불법 증류소가 없었던 지역이기도 하다. 피트를 사용하지 않아 피트 향 없이 가벼운 블렌디드 위스키를 위해 그레인위스키를 대량 생산하는 증류소가 많았던 곳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글렌킨치, 오큰토션, 블라드녹의 3개의 증류소로 유지되다가 지금은 10여 개의 증류소가 있다.
전통적으로 로우랜드 증류소들은 무겁고 기름진 하이랜드와는 다르게, 가볍고 꽃향이 감도는 위스키를 제조한다. 이 차이에는 역사적인 이유가 있다. 로우랜드의 증류기들은 하이랜드에 비해 크다. 증류기가 커지면 위스키는 가벼워지는데, 증류주가 동판을 지나갈 때 불순물과 함께 향 혼합물이 함께 날아가기 때문이다. 증류주가 더 오래 이동할수록 더 많은 무거운 요소들이 증류기 밑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 역류과정을 통해 가장 가볍고, 향기로운 증류주만이 응결 단계에 이르게 된다. 그 결과로 로우랜드의 위스키들은 가벼운 풍미를 지니게 되었고, 하이랜드의 위스키처럼 캐스크 안에서의 숙성기간이 길지 않다.
로우랜드 지역의 대표적인 위스키들을 아래에서 몇 가지 소개하려고 한다.
1. 오켄토션(Auchentoshan)
"들판의 외딴곳(Achadh an okein: Corner of the field)"이라는 의미를 가진 오켄토션은 글라스고의 변두리에 있고, 몇 마일 떨어진 Loch Katrine에서 물을 끌어온다. 1823년 그리넉의 증류소 제조 기술자인 토른에 의해 설립된 오켄토션은 이후 여러 소유자를 거쳐 보모어(Bowmore)의 소유가 되었고, 보모어의 매각으로 현재는 산토리의 소유이다. 증류소에서 제조한 가장 최상의 맥아를 사용하며, 풍부한 꿀, 바닐라향, 과일향, 밀크 초콜릿의 흔적이 느껴지는 풍미를 가졌다. 오켄토션은 아이리쉬 위스키와 같은 세 번 증류하는 방식을 취하는데, 스코틀랜드 위스키로써는 매우 흔하지 않은 일이다. 2002년에 출시된 쓰리우드는 3개의 증류기로 세 차례(버번, 올로로소, 패드로 히메네즈 셰리)에서 숙성한다. 국내에서도 정식 수입되어 판매되고 있다.
2. 블라드녹(Bladnoch)
1817년 증류소 면허 취득한 블라드녹은 전 Five:am의 CEO인 데이비드 프리오의 소유로, 최초의 호주인 스카치위스키 증류소 오너이다. 마스터 디스틸러로 이안 맥밀리언을 초빙하여 현재의 블라드녹의 기본 캐릭터가 잡혔다. 이후 2019년 맥켈란에서 닉 새비지를 마스터 디스틸러로 영입하였고, 로우랜드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10Y 제품의 경우 버번 캐스크 숙성이고, 15Y 제품은 쉐리 캐스크 숙성을 거친다. 블라드녹의 경우 도수는 무조건 46도 이상으로 나온다. 기분 좋게 산뜻하고 자극적인 위스키로 폭발적인 레몬, 라임향과 풍미 가득한 향신료들이 톡톡 튀는 맛이다. 몰트의 느낌이 강하고 전반적으로 꽉 차있는 밸런스가 좋으며 뒤따라오는 바닐라, 시트러스 산미가 유니크하다. 다만 숙성 년수가 짧고, 몰티한 느낌과 가벼운 느낌으로 인해 호불호가 다소 갈리는 편이다.
3. 글렌킨치(Glenkinchie)
1837년 존과 조지 레이트 형제에 의해 설립된 글렌킨치 증류소는 1853년 파산한 이후 제재소로 사용되다가, 1890년에 다시 증류소로 운영되었다. 이후 합병 및 인수를 거치며 현재는 디아지오의 소유가 되었다. '킨치(Kinche)'는 증류소가 있는 로디언 지역에 위치한 수로를 소유한 가문의 성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추청 되며, 협곡을 의미하는 '글렌(Glen)'과 합쳐졌다. 글렌킨치는 헤이그, 딤플 제조에 키 몰트로 사용되며 글렌킨치의 싱글몰트 위스키 중 12Y 제품(43%)은 1988년에 출시한 디아지오 클래식 몰트 시리즈 중 하나이며 우리나라에서 정식 수입하여 유통되고 있다. 로우랜드 스타일이 대부분 가볍긴 하지만, 이 술은 여타 다른 지방의 위스키처럼 2회 증류하여 제조에 사용하는 몰트 또한 살짝 피트 향을 입힌 것을 쓰기 때문에 스모키 한 향이 난다. 그럼에도 증류 과정에서 초류와 후류를 제외한 중간 부분(65%가량)만 사용하기 때문에 가벼운 성격을 지녔다. 전체적인 느낌은 가벼우면서도 균형감이 잡혀있고 크림 같은 질감에 상쾌한 꽃향, 과일향이 달달한 풍미와 더불어 크게 무겁지 않아 많은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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